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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이엔씨 정보통

[신영정보통] 요즘 드라마 주인공 '특별한 능력자'가 대세

 

 

 

요즘 드라마 주인공 '특별한 능력자'가 대세

 

과거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은 없더라도 포기를 모르는 성격이나 사람을 단번에 사로잡는 눈빛만으로 충분했다. 능력이 있더라도 경쟁자들을 앞서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귀신을 보거나 사람의 마음을 읽고,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이처럼 보통 사람과는 거리가 먼 능력의 소유자들이 최근 들어 드라마의 전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초능력이 퓨전 사극이나 판타지 드라마의 전유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특별한' 주인공들 =  tvN 월화극 '후아유'SBS 수목극 '주군의 태양'은 모두 영혼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지닌 여주인공을 앞세웠다. '후아유'의 주인공 양시온(소이현 분)6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뒤 영혼을 보는 능력을 얻은 인물이다.

 

'주군의 태양'의 주인공 태공실(공효진) 역시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가 깨어나서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갖게 됐다. 두 주인공이 귀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고 위로해준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캐릭터는 유사하지만 전개와 표현법은 차이가 있다는 게 두 드라마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두 드라마 모두 공포물의 요소를 끌어왔지만 '후아유'는 시온의 직업이 경찰인 만큼 영혼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리고 있다.

 

반면 '주군의 태양'은 태공실이 오만방자한 사장 주중원(소지섭)의 여비서가 되면서 둘 사이의 알콩달콩한 관계가 코믹하게 묘사하고 있다. tvN 관계자는 "'후아유'는 담당 PD가 인기 미국 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영혼을 보는 영매가 주인공인 드라마)의 한국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1년 전 기획한 작품"이며 "여름 시즌을 겨냥한 작품이다 보니 설정이 겹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영한 SBS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수하(이종석)도 타인의 속마음을 듣는 초능력을 가졌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졌던 그는 국선 변호사 혜성(이보영)을 도우며 사건을 푸는 핵심 고리 역할을 했다.

 

이번 달 5일 첫 선을 보인 KBS 월화드라마 '굿 닥터'에도 초능력은 아니지만 범상치 않은 능력을 지닌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박시온(주원)'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을 지닌 자폐성향의 발달장애 청년이다. '서번트 신드롬'이란 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가진 이들이 특정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영화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했던 역할이 대표적이다. '굿 닥터'의 시온은 의학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성과 인격은 10세 수준에 머문다. 드라마는 박시온이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고 소아외과 전문의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보호본능 자극하는 '슈퍼맨'.. "극적 논리가 중요" = 이러한 캐릭터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은 것.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수하는 마음을 읽는 능력 탓에 외로운 삶을 살아왔다. 남의 마음을 읽는 그의 능력은 사랑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그가 기억과 능력을 잃고서야 혜성의 마음을 열 수 있었다는 점은 특별한 능력이 삶의 걸림돌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후아유'의 양시온 역시 영혼을 보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원치 않던 삶에 뛰어들게 된다.

 

'굿 닥터'의 박시온은 혼자 길을 건너는 것조차 주저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사명감 강한 소아외과 전임의 차윤서(문채원)의 도움으로 점차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한 지상파 드라마 책임프로듀서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캐릭터는 초능력이 판타지 장르를 벗어나 현실적인 요소와 접목하는 과정에서 나온 설정"이라며 "뭐든지 해결하는 '슈퍼맨' 캐릭터는 보통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주인공'의 등장에는 미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취향이 다양해진 점이 한몫했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기존 드라마가 일상적인 영상예술이다 보니 현실성에 대한 기준이 엄격했는데 이제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와 현실을 분리하기 시작한 것 같다""드라마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초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극적 논리를 갖추면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야기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현실적인 개연성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시도할 수 있는 것.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혜성은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도 수하 덕분에 진범을 가릴 수 있고, '후아유'에서 시온은 죽은 남자친구의 영혼과 만날 수 있다.